2008년 11월 12일
빅쓰리와 픽업트럭
컴퓨터를 천리안 채팅 단말기 혹은 게임기의 용도로만 사용하던 시절 연말이 되면
카비전에 꼭 실리는 기사가 있었다. 한국, 미국, 일본, 유럽의 자동차 판매 순위가 그것이었는데
각 나라 자동차 문화의 특징이 드러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거리가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한국의 자동차 판매순위의 1위에는 항상 소나타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5위 안에 꼭 아반떼가
들어가있다. 아주 특별히 경제가 어려웠던 해를 제외하곤 5위권 안은 중형차와 준중형차가 각축을
벌이는 모습이 매년 반복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크레도스와 프린스가 분발 했던 때가 지난
이후로는 현대차가 다 해먹지 않았나 싶다.
자동차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알겠지만, 일본의 자동차 판매순위에는 귀여운 경차들이
올망졸망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을 보다보면 소형차가 커보일 지경이다. 유럽차의 판매
순위에서는 골프급의 차와, 그보다 조금 작은 푸조 207급의 차들이 순위권에 들어가 있었다.
참으로 신기했던 시장은 바로 미국이었다. 미국은 픽업트럭이 순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픽업트럭과 승용차 순위가 따로 되어 있었는데, 승용차 판매 1위의 판매대수가 픽업트럭 3위보다
적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1위의 판매대수는 독보적이다. 그 1위는 항상 포드 F-150 이었다.

미국의 소나타(?) F-150
당시 미국 승용차 판매 1위는 도요타 캠리였다. 2위는 혼다 어코드였고, 아마 3위가 되어서야
미국차인 포드 토러스가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나마 토러스는 주로 관용차나 렌탈업체 등이
구매하고 개인구매자는 많지 않다는 분석을 봤던 기억이 난다.
한창 그런 시기에 모터트렌드 한국판이 나와서 구매를 하게 되었다. 미국 잡지인 만큼 미국차들이
많이 나왔는데, 처음에는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픽업트럭이 무척 자주 기사화되었기 때문이다.
길이가 5미터에 가깝고 무게는 2톤이 넘으며 8기통 엔진에 기름을 게걸스럽게 먹어대는 차를
그렇게 많이 타고 다닌 다는 것이 참 신기했다. 비상식적인 그 차들은 매일 타는 실용품이라기 보다는
드림카에 가까워보였기 때문이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점은 미국 자동차 회사들의 규모였다. 총액기준인지, 매출액 기준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GM이 잘나갈때는 전세계 기업 1위였다. 모든 산업을 통틀어서. 2위가 GE, 3위가 포드였나
... 그랬던 것으로 기억난다. 그리고 당시 GM은 어마어마하게 많은 디비전을 소유하고 있었다.
시보레, 올즈모빌, 폰티액, 뷰익, 캐딜락, GMC, 허머, 새턴, 독일의 오펠, 영국의 복스홀, 호주의 홀덴
당시에는 대우와 사브는 사기 전이므로, 대략 기억나는 것만 저정도였다. 포드 역시 머큐리와 링컨, 유럽포드
가 있었고, 크라이슬러에도 폴리머스, 지프, 닷지를 소유하고 있었고, 한때 람보르기니도 그들의 것이었다.
(크라이슬러의 입김으로 간디니가 디아블로의 디자인을 둥글게 손질했다는 말에 몹시 마음이 아팠다.)
(기술의 아우디 밑에서 단물 마시며 자라고 있지만 한때 크라이슬러의 밑에도 있었다.)
한가지 의문이 있었는데, 규모 면에서는 세계 어느 자동차기업보다 우위에 있는 빅쓰리의
자동차 만드는 실력은 영 꽝이었다는 점이다. 유럽 디비전은 별개로 하자. 이미 일본 기업이
정복해버린 승용차 시장에 투자를 하기 싫었는지, 빅쓰리의 승용차 부문은 사진으로만 봐도
한숨이 절로 나올지경이었으며, 미국의 저널리스트들도 독설을 퍼붓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많은 디비전들이 플랫폼을 공유하면서 모델의 다각화를 한다는 느낌보다는, 후진차를 서로
다르게 후지게 만들어서, 모델 라인업을 우격다짐으로 채워넣는 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가 작아질 수록, 그 한심한 수준은 극에 달했다. 온몸으로 저렴한 기운을 내품고 있다랄까.
그렇다고 픽업트럭의 품질 역시 딱히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미국에서 미국 브랜드만이
만들고 팔 수 있는 차였기에 높은 기술력이나 조립품질 등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대형 OHV엔진과
프레임 구조를 이용한 차체, 태생 자체가 높은 드라이빙 품질을 요하는 모델이 아니었다. 세계의 메이커들이
들어와서 경쟁하는 미국시장이지만, 픽업시장만큼은 빅쓰리만의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픽업트럭은
빅쓰리에게 돈을 벌어다 주었지만, 자동차 개발 능력을 주지는 않았다.
또한 빅쓰리의 거대한 덩치는 경쟁력의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많은 디비전이 있기에 많은 라인업이 존재하게
되었는데, 경쟁력이 떨어지는 차종을 다각화하여 생산하다보니, 결과적으로 많은 재고를 떠안게 되었던 것이다.
품질이 좋은 일본 메이커는 물론이고 저렴하고 가격대비 품질이 좋은 한국 메이커와도 경쟁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마진이 큰 라인업이 아니었기에 소홀했던 탓이었다. 빅쓰리의 승용라인업은 구색맞추기로 보일 지경이었다.
야심차게 개발을 해봤지만, 경쟁은 빡빡하기 그지 없었고, 이미 그런 시장에서 경쟁을 해 온 메이커와 직접 대결을
하기에 이미 경쟁력을 상실한 이후였다. 많은 재고는 결국 빅쓰리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물론 빅쓰리가 트럭만 팔아서 돈을 벌고 기술이 한심한 회사는 아니다. GM은 처음으로 전기차를 상용화 하였으며
도요타보다 먼저 하이브리드를 만들 수도 있었다. 유럽 포드는 빡빡하기 그지 없는 유럽시장에서 폭스바겐, 푸조, 르노
등 쟁쟁한 기업들과 경쟁을 하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편안한 안방처럼 생각되었던 픽업트럭 시장이
고유가, 환경, 경제난으로 전처럼 편안하지가 않을 뿐더러, 방치 해놓은 다른 방들은 이미 전소해버렸고, 이제 집 전체가
타고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안방에서 세상모르게 너무 편하게 쉬어버린 것이다.
픽업시장이라는 확실한 수입원이 결국엔 빅쓰리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픽업트럭은 미국을 벗어나면 거대한 트럭일
뿐이다. 마진이 적고 경쟁이 치열하다는 이유로 빅쓰리가 외면한 시장에서 일본과 한국 기업들은 경쟁력을 키울 수 있었고,
지금 빅쓰리는 그 시장을 외면한 대가를 비싸게 치루고 있다.
금융기업과는 다르게 수많은 노동자들과 정치적 경제적 관계가 얽혀있는 빅쓰리가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누군가가 가까운 시일 내에 결국 10개의 자동차 기업만이 남게 될 것이라고 했을때, 빅쓰리 스스로는
그 밖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빅쓰리는 인수할 매력조차 없는 상태이다.
다소 황당한 상상이지만, 몇 년 뒤 빅쓰리 중 하나는 소형 픽업전문 브랜드가 되어있을지도 모르겠다.
합병이 되던, 미국 정부의 링겔을 맞고 살아나던지 간에 엄청난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몇 년 뒤 어떻게든 지금의 위기를 넘겼다면, 그때도 픽업트럭을 부지런히 찍어내고 있을지 참 궁금하다.

(이걸 살까 캠리를 살까? 고민할 시간이 필요한가?)
카비전에 꼭 실리는 기사가 있었다. 한국, 미국, 일본, 유럽의 자동차 판매 순위가 그것이었는데
각 나라 자동차 문화의 특징이 드러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거리가 있어서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한국의 자동차 판매순위의 1위에는 항상 소나타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5위 안에 꼭 아반떼가
들어가있다. 아주 특별히 경제가 어려웠던 해를 제외하곤 5위권 안은 중형차와 준중형차가 각축을
벌이는 모습이 매년 반복이 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크레도스와 프린스가 분발 했던 때가 지난
이후로는 현대차가 다 해먹지 않았나 싶다.
자동차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알겠지만, 일본의 자동차 판매순위에는 귀여운 경차들이
올망졸망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진을 보다보면 소형차가 커보일 지경이다. 유럽차의 판매
순위에서는 골프급의 차와, 그보다 조금 작은 푸조 207급의 차들이 순위권에 들어가 있었다.
참으로 신기했던 시장은 바로 미국이었다. 미국은 픽업트럭이 순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픽업트럭과 승용차 순위가 따로 되어 있었는데, 승용차 판매 1위의 판매대수가 픽업트럭 3위보다
적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1위의 판매대수는 독보적이다. 그 1위는 항상 포드 F-150 이었다.

미국의 소나타(?) F-150
당시 미국 승용차 판매 1위는 도요타 캠리였다. 2위는 혼다 어코드였고, 아마 3위가 되어서야
미국차인 포드 토러스가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나마 토러스는 주로 관용차나 렌탈업체 등이
구매하고 개인구매자는 많지 않다는 분석을 봤던 기억이 난다.
한창 그런 시기에 모터트렌드 한국판이 나와서 구매를 하게 되었다. 미국 잡지인 만큼 미국차들이
많이 나왔는데, 처음에는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픽업트럭이 무척 자주 기사화되었기 때문이다.
길이가 5미터에 가깝고 무게는 2톤이 넘으며 8기통 엔진에 기름을 게걸스럽게 먹어대는 차를
그렇게 많이 타고 다닌 다는 것이 참 신기했다. 비상식적인 그 차들은 매일 타는 실용품이라기 보다는
드림카에 가까워보였기 때문이다.
또 하나 흥미로웠던 점은 미국 자동차 회사들의 규모였다. 총액기준인지, 매출액 기준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GM이 잘나갈때는 전세계 기업 1위였다. 모든 산업을 통틀어서. 2위가 GE, 3위가 포드였나
... 그랬던 것으로 기억난다. 그리고 당시 GM은 어마어마하게 많은 디비전을 소유하고 있었다.
시보레, 올즈모빌, 폰티액, 뷰익, 캐딜락, GMC, 허머, 새턴, 독일의 오펠, 영국의 복스홀, 호주의 홀덴
당시에는 대우와 사브는 사기 전이므로, 대략 기억나는 것만 저정도였다. 포드 역시 머큐리와 링컨, 유럽포드
가 있었고, 크라이슬러에도 폴리머스, 지프, 닷지를 소유하고 있었고, 한때 람보르기니도 그들의 것이었다.
(크라이슬러의 입김으로 간디니가 디아블로의 디자인을 둥글게 손질했다는 말에 몹시 마음이 아팠다.)
(기술의 아우디 밑에서 단물 마시며 자라고 있지만 한때 크라이슬러의 밑에도 있었다.)
한가지 의문이 있었는데, 규모 면에서는 세계 어느 자동차기업보다 우위에 있는 빅쓰리의
자동차 만드는 실력은 영 꽝이었다는 점이다. 유럽 디비전은 별개로 하자. 이미 일본 기업이
정복해버린 승용차 시장에 투자를 하기 싫었는지, 빅쓰리의 승용차 부문은 사진으로만 봐도
한숨이 절로 나올지경이었으며, 미국의 저널리스트들도 독설을 퍼붓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많은 디비전들이 플랫폼을 공유하면서 모델의 다각화를 한다는 느낌보다는, 후진차를 서로
다르게 후지게 만들어서, 모델 라인업을 우격다짐으로 채워넣는 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가 작아질 수록, 그 한심한 수준은 극에 달했다. 온몸으로 저렴한 기운을 내품고 있다랄까.
그렇다고 픽업트럭의 품질 역시 딱히 좋다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미국에서 미국 브랜드만이
만들고 팔 수 있는 차였기에 높은 기술력이나 조립품질 등이 필요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대형 OHV엔진과
프레임 구조를 이용한 차체, 태생 자체가 높은 드라이빙 품질을 요하는 모델이 아니었다. 세계의 메이커들이
들어와서 경쟁하는 미국시장이지만, 픽업시장만큼은 빅쓰리만의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픽업트럭은
빅쓰리에게 돈을 벌어다 주었지만, 자동차 개발 능력을 주지는 않았다.
또한 빅쓰리의 거대한 덩치는 경쟁력의 걸림돌이 되기도 했다. 많은 디비전이 있기에 많은 라인업이 존재하게
되었는데, 경쟁력이 떨어지는 차종을 다각화하여 생산하다보니, 결과적으로 많은 재고를 떠안게 되었던 것이다.
품질이 좋은 일본 메이커는 물론이고 저렴하고 가격대비 품질이 좋은 한국 메이커와도 경쟁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마진이 큰 라인업이 아니었기에 소홀했던 탓이었다. 빅쓰리의 승용라인업은 구색맞추기로 보일 지경이었다.
야심차게 개발을 해봤지만, 경쟁은 빡빡하기 그지 없었고, 이미 그런 시장에서 경쟁을 해 온 메이커와 직접 대결을
하기에 이미 경쟁력을 상실한 이후였다. 많은 재고는 결국 빅쓰리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물론 빅쓰리가 트럭만 팔아서 돈을 벌고 기술이 한심한 회사는 아니다. GM은 처음으로 전기차를 상용화 하였으며
도요타보다 먼저 하이브리드를 만들 수도 있었다. 유럽 포드는 빡빡하기 그지 없는 유럽시장에서 폭스바겐, 푸조, 르노
등 쟁쟁한 기업들과 경쟁을 하는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문제는 편안한 안방처럼 생각되었던 픽업트럭 시장이
고유가, 환경, 경제난으로 전처럼 편안하지가 않을 뿐더러, 방치 해놓은 다른 방들은 이미 전소해버렸고, 이제 집 전체가
타고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안방에서 세상모르게 너무 편하게 쉬어버린 것이다.
픽업시장이라는 확실한 수입원이 결국엔 빅쓰리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픽업트럭은 미국을 벗어나면 거대한 트럭일
뿐이다. 마진이 적고 경쟁이 치열하다는 이유로 빅쓰리가 외면한 시장에서 일본과 한국 기업들은 경쟁력을 키울 수 있었고,
지금 빅쓰리는 그 시장을 외면한 대가를 비싸게 치루고 있다.
금융기업과는 다르게 수많은 노동자들과 정치적 경제적 관계가 얽혀있는 빅쓰리가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것이다.
누군가가 가까운 시일 내에 결국 10개의 자동차 기업만이 남게 될 것이라고 했을때, 빅쓰리 스스로는
그 밖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빅쓰리는 인수할 매력조차 없는 상태이다.
다소 황당한 상상이지만, 몇 년 뒤 빅쓰리 중 하나는 소형 픽업전문 브랜드가 되어있을지도 모르겠다.
합병이 되던, 미국 정부의 링겔을 맞고 살아나던지 간에 엄청난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몇 년 뒤 어떻게든 지금의 위기를 넘겼다면, 그때도 픽업트럭을 부지런히 찍어내고 있을지 참 궁금하다.

(이걸 살까 캠리를 살까? 고민할 시간이 필요한가?)
# by | 2008/11/12 01:03 | 자동차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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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링크 추가했습니다 ^^
근데 픽업트럭도 미래가 별로 안보이는게 도요타제 픽업인 툰드라와 타코마가 미국 픽업시장을 야금야금 먹고있거든요. 지금은 경기때문에 판매가 주춤했지만 경기가 회복되면 품질과 네임밸류 그리고 하이브리드 기술력을 앞세워서 미국 픽업시장마저 완전히 먹어버릴겁니다. 미국기업제 픽업트럭을 모는사람들은 남부지방의 일부 레드넥이나 일부 열렬한 애국자들 뿐이겠지요.
참고로 도요타 픽업 품질이 얼마냐 좋냐면 탑기어에서 구형 타코마를 건물옥상위에 올려놓고 폭파시켰는데도 멀쩡하게 굴러나올 정도입니다. 오죽하면 테러리스트 삼종신기 중 하나겠습니까?(다른건 당연하게도 AK-47과 RPG-7)
이러다 미국도 영국처럼 자국 자동차 메이커가 다 사라지는 진풍경을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